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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2017년 05월 11일(목) >사회면
학생·학부모 폭언에 상처… 심리치료로 교사들 마음 보듬어
광주 교권보호지원센터
특성화고인 A고등학교에 다니는 2학년 김모 군은 학년 초부터 교사의 지도를 따르지 않는 소위 ‘문제아’였다. 담임인 박모(여·37) 교사는 김 군을 묵묵히 지도하며, 문제가 생길 때마다 김 군의 어머니에게 전화로 자주 연락을 했다. 처음에는 공손하게 답신을 보내던 김 군의 어머니는 어느 날인가부터 교사의 지도에 불만을 표하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내기 시작했다. 문자메시지는 날로 늘어 학생 교육에 관한 것보다 교사에 대한 비방이나 불만스러운 내용이 더 많아졌다. 박 교사의 스트레스도 커지기 시작했다.학부모의 관심이라고 스스로 위로하며 참고 지내던 어느 날 밤 김 군의 아버지로부터 전화가 왔다. 술에 잔뜩 취한 목소리였다. 김 군 아버지는 약 1시간 동안 고성으로 욕설해 가며 박 교사를 꾸짖었다. 생전 처음 들어본 거친 욕설, 그것도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의 부모로부터 모욕적인 욕설을 들은 박 교사는 밤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다음 날 이 얘기를 전해 들은 학생부장 교사는 박 교사에게 ‘교권보호지원센터’에 도움을 청하라고 권했다. 최근 학생과 학부모에 의한 교권 침해 사례가 증가하면서 피해를 본 교사들의 치료를 지원해 주는 교원치유지원센터에 도움을 청하는 교사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해 대전·부산·대구·제주 등에서 교원치유지원센터 시범 운영을 한 뒤 올해부터 17개 전국 시·도 교육청으로 확대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교권 침해를 당한 교사들이 심리상담부터 치료와 법률상담 등을 지원받을 수 있다.그중에서도 광주시교육청이 운영하는 교권보호지원센터는 전담 변호사를 채용하는 등 활발하게 운영되는 센터 중 하나다. 광주시교육청 교권보호지원센터는 교육청의 든든한 지원 아래 지난 2012년 설치됐다. 다른 교육청에 비해 일찌감치 운영된 탓에 전문 변호사와 상담사, 기간제 교사 등 4명의 전문가가 상근하며 치료에 전념하고 있다. 지난해 광주시교육청 교권보호지원센터 심리상담 건수는 모두 84건, 법률상담은 361건에 달했다. 협력 병원의 치료 지원은 114회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 4월 말까지 병원 치료 지원 15회, 전문상담위원의 심리상담 지원은 위원 1인당 37명에 이르고 있다.
광주시교육청 교권보호지원센터에서 전문 상담을 하는 박은아 장학사는 “광주의 경우 2012년부터 교권보호지원센터를 운영해와 다른 지역의 센터들에 비해 지원체제가 상당히 잘 구축돼 있다”며 “전담 변호사와 심리 상담사 등이 상근하며 교사들의 피해 사연을 직접 들어주고 심리 검사와 법률적 상담까지 지원해 주고 있어 교사들의 호응이 높다”고 말했다.박 장학사는 “(교사에게 피해를 준)학생들에 대해서는 그나마 징계를 할 수 있지만, 학부모의 교사 모욕이나 협박 행위는 법적 조치를 할 수가 없어 현실적으로 상담해 줄 수 있는 것이 많지 않다”며 “찾아가는 교권 연수 프로그램 등을 통해 일선 학교 학급 단위까지 직접 찾아가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등 다양한 교권 존중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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